안녕하세요. 에코테일 공식 만화 번역을 맡았던 김레프(트위터 닉네임 '레프')라고 합니다.
에코테일 번역을 시작한 지 네 달이 지났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네요! 스물한 개밖에 되지 않는 챕터를 번역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건 매주 한 개씩만 업로드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게을러서 작업 진도를 빨리 빼지 못한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에코테일 번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예요. 혼자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에코테일 번역팀에서 검수와 편집 작업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는데… 서로 현생으로 바빠서 작업이 점점 늦어지고 팀장과 팀원들과의 연락이 뜸해지면서 번역 작업이 자연스레 중단됐죠. 그 이후 8월이 되어 팀장님께 작업 관련으로 연락을 드려도 답장을 주지 않으셔서 팀에서 나오기로 결정했어요. 그렇지만 그동안 이렇게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프로젝트를 방치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주 간 고민을 한 끝에 새로이 계정을 만들어 처음부터 다시 연재하기로 결정했답니다.
팀으로 작업하다가 혼자서 모든 것을 담당하려니 솔직히 좀 어렵기도 했고 힘든 때도 많았습니다. 개인 일정과 번역 스케줄을 병행하며 번역부터 검수, 편집, 게까지 하려니 시간도 많이 걸렸고, 특히 그래픽 편집 툴을 잘 못 다뤄서 처음에는 한 챕터를 끝내는 데에도 며칠이 걸리기도 했죠. 그렇지만 차츰 툴에 익숙해지고 나름대로 노하우를 찾으면서 점차 작업시간을 단축해 나갈 수 있었지요! 눈치 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아마 첫 챕터와 마지막 챕터를 비교하면 글씨 배치라든가 배경 편집에서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거예요. 잘 모르는 툴 붙잡고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발버둥치며 여기까지 온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D
번역을 다시 시작하면서 번역과 에코테일을 더 많이 알아보고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팀에서 작업할 때는 그냥 제가 맡은 분량만 몇 번 읽어보고 바로 작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혼자 작업하면 검수할 사람이 없다보니 한자 한자 옮기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어요. 매주 작업을 할 때마다 전편과 후편을 다시 읽어보고 등장인물들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대사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옮기는 게 좋을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최대한 매끄럽게 한다고 했는데 혹시라도 어색한 부분이나 잘못 해석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언제라도 그런 부분을 찾으신다면 방명록이나 트위터 DM으로 알려주시면 수정할게요.
제가 에코테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스토리가 언더테일 원작 세계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라고 할 수 있어요. 가스터와 본브로(샌즈와 파피루스)의 관계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스터와 샌즈가 왕실 직속 연구소의 일원이었다는 점, 그리고 여덟 번째 인간이 지하에 떨어지기 전부터 비밀리에 의지와 관련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그런 배경에서 뻗어나와 인간을 데리고 실험을 하던 중 프리스크와 차라의 의지가 충돌하는 바람에 세계가 와해되어 현재에 이르렀다는 설정에 크게 끌렸답니다. 뒤틀리긴 했지만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닌 예전의 모습을 흩뿌려진 퍼즐조각처럼 간직하고 있는 세계가 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구요. 그래서 에코테일을 계속해서 붙잡고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선 포스트에 올라온 챕터들이 더 공개되면 좋겠지만 마지막 챕터가 올라온 지 1년 반이 지나서 새로운 코믹을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 같네요. 그렇지만 만에 하나 새로운 챕터가 공개되면 기쁜 마음으로 다시 작업에 뛰어들어겠습니다!
다소 두서가 없는 후기였는데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에 다른 작품 번역으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12월 15일
김레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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